국제 유가, 지정학적 긴장 속 상승세 후 안정

최근 몇 거래일 동안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던 국제 유가가 금요일, 상승세를 멈추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10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67.71달러로 전일 대비 4센트 상승했으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1센트 오른 63.62달러에 거래되었습니다. 이번 주 유가는 지정학적 긴장과 미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상승 압력을 받았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 부상
최근 시장은 지정학적 요인들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동유럽의 분쟁으로 인해 주요 정유 시설의 약 13%가 가동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는 해당 지역 내 공급 부족 사태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국제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정제량이 줄면서 원유 수출은 늘어나는 반면, 디젤이나 난방유와 같은 주요 정제 제품의 공급은 부족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며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강력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특정 산유국으로부터 원유 수입을 계속하고 있는 인도와 미국 간의 갈등도 시장의 주요 변수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피터 나바로 경제 고문은 인도를 재차 비판하며, 예정대로 8월 27일부터 인도산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가 50%로 인상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나바로 고문은 “인도는 이 유혈 사태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며, “그들에게 그 원유는 필요 없으며, 이는 정유사들을 위한 이익 공유 모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통화정책 방향성에 쏠린 눈
시장의 또 다른 관심사는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미팅입니다.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연설에서 다가오는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를 얻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준의 다음 회의는 9월 16일과 17일에 예정되어 있으며, 많은 시장 참여자들은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는 대출 비용을 낮춰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고, 이는 간접적으로 에너지 수요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엇갈리는 수급 전망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최근 미국 에너지부(DOE)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원유 및 휘발유 재고가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재고 감소는 일반적으로 견조한 수요를 나타내는 신호로 해석되어 유가 상승에 기여했습니다.
하지만 유가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들도 있습니다. OPEC+는 9월부터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여름 휴가철이 끝나면서 계절적인 수요 감소도 예상됩니다. 코메르츠방크의 바바라 람브레히트 전문가는 “올해 하반기에는 상당한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며 유가의 지속적인 회복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습니다. 그는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석유 재고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유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공급 과잉 전망은 유가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