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유통업체들, 관세 부담 대응 놓고 엇갈린 전략

미국 내 물가 상승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주요 유통 대기업들이 관세의 영향을 어떻게 대중에게 전달할지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왜 중요한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3년 전 인플레이션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와 달리, 이번 가격 상승은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반적인 흐름: 최근 일주일 사이, 여러 신호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는 더는 가격을 유지할 수 없다며 일부 상품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타깃(Target)은 관세의 대부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경쟁력 있는 가격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홈디포(Home Depot)는 관세 때문에 전반적인 가격 인상은 계획하지 않고 있지만, 일부 제품이 매장 진열대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4월, 세 업체의 최고경영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난 이후 나온 것으로, 이들은 당시 관세가 재고 부족과 가격 인상, 물자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전달했다.
현 상황: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랫동안 관세의 비용을 미국 소비자가 아닌 해외에서 부담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 주말, 그는 월마트에게 관세 부담을 떠안으라고 요구했으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도 해당 조치가 오래 지속될 수 없음을 인정했다.
이는 사실상 대부분의 관세 부담이 미국 내에서 발생한다는 현실을 인정한 것이며, 정부 통계와도 부합하는 내용이다.
자세히 들여다보기: 트럼프가 월마트를 공개적으로 지목한 이후, 타깃과 홈디포도 가격 전략에 대해 언급했다.
홈디포의 상품 부문 수석 부사장인 빌리 배스텍은 화요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고객에게 전반적인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타깃은 보다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CEO 브라이언 코넬은 수요일, “우리는 관세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격 인상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속사정: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분석가 셰라즈 미안은 Axios와의 인터뷰에서 타깃이 관세 전부를 흡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들은 공개적으로 그 사실을 인정하고 정치적인 논란에 휘말리기를 원하지 않을 뿐입니다,”라고 미안은 말했다.
흥미로운 점: 미국 소비자들은 관세가 가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분석 플랫폼 자피(Zappi)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관세가 상품 가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22%에 불과했다. 또 가계가 그 영향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답한 사람도 20%에 그쳤다.
하지만 어렴풋이 변화가 올 것이라는 인식은 퍼지고 있다. 미시간대학의 소비자 심리지수에 따르면, 향후 1년간의 인플레이션 예상치는 7.3%로 급등해 1980년대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애틀랜타 연준 총재 라파엘 보스틱은 이번 주 한 콘퍼런스에서 “지금까지의 관세 회피 전략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면, 가격 변동이 시작될 것이고, 이후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