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2024년 1분기 수익 급감…정치적 불확실성과 경쟁 심화 영향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아우디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수익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글로벌 정치 상황의 불안정성과 자동차 시장 내 치열해진 경쟁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한, 전기차(EV) 생산을 미국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이는 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따른 대응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아우디는 2024년 1분기에 6억 3천만 유로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14.4% 감소한 수치다. 아우디 그룹에는 주요 브랜드인 아우디 외에도 벤틀리, 람보르기니, 두카티 등이 포함되어 있다. 작년 1분기 실적 역시 이미 매우 부진했던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그보다 더 나빠진 셈이다.
당시 아우디는 핵심 고수익 엔진에 필요한 부품 부족으로 인해 수익이 절반 이상 급감한 바 있다. 올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지만, 자회사 람보르기니의 실적이 어느 정도 실적 하락을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핵심 브랜드인 아우디 자체는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수익성 저하 외에도 탄소 배출(CO₂)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백만 유로 규모의 충당금을 설정해야 했다고 밝혔다. 아우디 최고재무책임자(CFO) 위르겐 리터스베르거는 이러한 비용 부담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아우디 CEO 게르노트 될너는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신차 출시를 통한 돌파구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모델 라인업 확대가 이제 전 세계 시장에 점진적으로 도달하고 있다”며, “회사의 체질 개선을 위한 결정적인 조치들도 이미 취해졌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조치 중 하나는 독일 내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아우디는 지난 3월, 2029년까지 독일 본사에서 최대 7,500개의 일자리를 줄이고 직원들의 성과급도 몇 년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구조조정은 빠르면 올해 2분기부터 시작될 수 있다.
아우디뿐 아니라, 모회사인 폭스바겐도 지난주 1분기 실적 부진을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순이익이 41% 감소한 22억 유로를 기록했고, 경쟁사인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올해 초부터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BMW는 이번 주 수요일에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독일 자동차 업계는 중국 시장에서도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 브랜드들의 약진과 함께 가격 경쟁이 격화되면서 전통적인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아우디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향후의 전략과 신모델들의 성과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