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시장 혼란 속 주식 거래 수익 신기록 달성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 & Co.)가 올해 1분기 주식 거래 부문에서 역대 최고 수익을 기록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잇따른 정책 발표로 촉발된 시장 혼란이 수익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JP모건은 주식 시장 부문 수익을 전년 대비 48% 증가한 38억 1천만 달러로 보고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수치이자, 4년 전 세운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하지만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와 함께 낸 성명에서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현재 경제는 지정학적 불안정성을 포함한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으며, 감세와 규제 완화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관세와 무역 전쟁,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높은 재정 적자, 여전히 높은 자산 가격과 시장 변동성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은 또 부실 대출에 대비한 충당금으로 9억 7,300만 달러를 적립했는데, 이는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2억 9,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처럼 예상보다 큰 충당금 설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변화 속에서 미국 전역의 기업들이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JP모건 주가는 이날 3.8% 상승하며 24개 종목으로 구성된 KBW 은행 지수 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전체로 보면 주가는 여전히 1.8% 하락한 상태다.
이번 실적은 모건스탠리와 웰스파고를 포함한 미국 주요 대형 은행들이 트럼프 대통령 2기 초기 국면에서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투자자들은 광범위한 소비자와 기업 고객을 보유한 이들 은행의 경영진들이 미국 경제를 어떻게 진단하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월요일에 발표된 연례 주주 서한에서 다이먼 CEO는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부정적인 영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되며,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 관세 부과를 발표한 이후 시장은 급락했고, 금융계를 포함한 각계 주요 인사들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기 시작했다.
다이먼은 수요일 폭스 비즈니스 인터뷰에서도 “경기 침체는 매우 가능성 높은 결과”라고 거듭 경고했다. 해당 인터뷰를 시청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날 오후,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 상호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고, 이에 따라 S&P 500 지수는 2008년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률을 기록했다.